도박빚 쫓겨 친구 살해, 실종 한인 대학생 사체 유기…4개월만에 체포
지난 6월 LA한인타운에서 실종됐던 한인 대학생이 도박빚에 쫓기던 동갑내기 친구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LAPD 동양인수사과는 11일 오후 다운타운 공공사업국(DPW) 빌딩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민우(24)씨 살해 용의자로 지난달 15일 권현욱(영어명 스티븐.24.사진)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조씨를 총격 살해한 뒤 시신을 다저스태디움 인근 110번 프리웨이 출구에 유기한 혐의다. 현재 권씨는 200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캐스테익 구치소에 수감중이다. 당초 경찰은 지난 6월12일 조씨의 가족들로부터 "이틀전부터 연락이 닿질 않는다"는 실종신고를 접수했으나 범죄나 타살 증거를 찾지못해 단순 실종사건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한달 뒤인 7월12일 110번 프리웨이 출구 인근에서 수발의 총을 맞고 숨진채 발견된 시신이 조씨로 확인되면서 살인사건으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실종 당일밤 조씨가 용의자 권씨와 함께 LA한인타운내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주목했다. 이어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탄환에서 권씨의 지문을 채취하는 데 성공하고 사건 발생 4개월만인 10월15일 가디나 카지노에 있던 권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권씨가 도박빚으로 인해 조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씨는 경찰에 연행될 당시에도 가디나의 ‘허슬러’ 카지노에서 카드 도박을 하던 중이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시민권자인 권씨는 시카고 출신으로 숨진 조씨와는 3년전 LA한인타운 하숙집에서 만난 사이로 알려졌다. 피살된 조씨는 16살때 괌으로 가족과 함께 이민한 뒤 지난 2005년 LA로 혼자 유학, 낮에는 샌타모니카 칼리지에서 편입을 준비하며 밤에는 타운내 식당에서 일해온 성실한 학생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씨는 실종 직전 UC샌디에이고 대학 합격 통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숨진 조씨의 이모 김혜숙씨는 기자회견장에서 “권씨가 붙잡힌 날은 조카의 장례식이 열리던 날이었다”며 “착하고 성실한 조카가 아무 이유없이 왜 살해되어야 했는지 권씨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구현 기자